[놀이가 밥이다] "놀이 없이 공부만 한 아이들, 아는 건 많지만 생활 부적응도 많아"

[놀이가 밥이다] "놀이 없이 공부만 한 아이들, 아는 건 많지만 생활 부적응도 많아"

선우가족놀이 0 13,512 2014.05.12 16:36
▲ 충분히 놀지 못한 아이, 아는 것 행동에 못 옮기는  ‘사이보그형’ 될 위험

▲ ‘놀이 학습’은 학습일 뿐 갈등 해결 능력 깨치는  관계성 지닌 ‘놀이’ 아냐

▲ 엄마들 슈퍼맘 되려 말고 쉬어야 아이와 놀 수 있어

또래들의 놀이와 격리되거나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다 상담창구를 두드리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놀이 시간을 공부로 채우고, 놀이도 머리로만 하다 ‘아파하는’ 아이들이다. 머리는 큰데 손과 발은 아주 조그마한, ‘ET’와 같은 모습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책만 쥐여주려는 조기교육 열풍의 그림자일 수도 있다.


 2002년부터 아동상담을 진행해온 선우현 명지대 아동심리치료학 교수는 “과거에는 발달장애 등 선천적인 원인으로 상담하러 온 아이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서·행동 장애로 찾아오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적인 수준은 높지만, 아는 것을 실행으로 옮길 수 없는 ‘사이보그형 아이’ ‘백과사전형 아이’가 정서·행동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놀이가 없는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울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세탁기를 돌리거나 전화를 받는 소꿉놀이를 해보지 못한 아이는 ‘나도 어른처럼 세탁기를 돌리고, 전화를 받을 수 있어’라고 유능감을 익힐 기회를 갖지 못한다. 역할놀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마트 판매원이나 물건을 사는 손님인 것처럼 놀면서 마트라는 작은 세상에서 이뤄지는 언어를 배우고 그에 따른 행동을 배운다. 의사놀이, 선생님놀이, 아빠놀이, 전쟁놀이 등도 마찬가지다.



<경향신문·참교육학부모회·서울 노원·도봉구청 공동기획>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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